2022. 11. 22. 10:38ㆍ삶의 지혜
“협상만 잘하면 되지 장소는 따져서 뭐하느냐”는 미국의 실용주의적 사고(思考)를 읽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미국은 이런식으로 실용적 사고와 자세로 임하는데, 우리는 언제까지나 호텔회담 같은 겉치레에만 매달릴건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한·미FTA(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회의장. 앙상한 갈비뼈처럼 생긴 난방 배관이 얼기설기 천장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벽 장식이라곤 색 바랜 흰색·노란색 페인트칠 뿐이었다. 마치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을 연상케 했다.

이곳은 다름아닌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 오래되고 낡아 수년 전부터는 박물관으로도 사용되지 않은 곳이었다.
건물 1,2층에 급조된 19개 분야별 협상 장소 가운데 일부는 간이식 칸막이를 이용해 만들어졌고, 방안의 가구라곤 흰색 천을 깐 테이블과 푸른색 철제 의자가 전부였다.

음료수와 간식도 방마다 따로 준비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옆 한 군데에만 차려놓았다. 냉방 장치도 신통치 않아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공식 리셉션(환영행사)까지도 휑하게 빈 이 건물 3층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만 덜렁 세워놓고 치렀다. 음식도 닭고기 꼬치 등 3~4종류의 간단한 스낵만 제공됐다.
허름한 시애틀의 협상장은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2차 협상과 ‘극과 극’의 대조를 보였다. 당시 우리 정부는 특급호텔인 신라호텔에 협상장을 마련하고, 리셉션도 신라호텔 영빈관을 빌려 거창하게 치렀다.

하지만 미국은 달랐다. 처음엔 “한국 원정 시위대를 막으려면 보안상 유리한 건물이 좋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은 창고나 다름없는 건물을 선택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진행된 1차 협상 리셉션도 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빌딩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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