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소, 닭의 직책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일하는 자가..)

2022. 11. 11. 09:34삶의 지혜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일하는 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치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면서...

'수직'이란 사람마다 제 직책과 본분을 지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서거정의 '수직'은 한 편 의 수필이다.

그 첫머리의 시작은 무릇 사물은 제 각기 직책이 있다.

소의 직책은 밭 가는 것이여,


말의 직책 사람을 태우거나 물건을 싣는 것이다.

닭의 직책은 새벽을 알리는 것이요,

개의 직책은 밖에 도둑을 지키는 것이다.

능히 제 직책을 지킨다(守職) 이르는 것이요,

제 직책을 못하면서 다른 직책을 가름하면 직책을 넘어섰다.(越職) 이르는 것이다.

직책을 넘어서면 이치를 위배한 것이요, 이치를 위배하면 앙화를 받게 되는 것이다.

닭이 새벽에 울지 아니하고 저녁에 운다면 사람이 다 놀래고 괴이하게 여겨 반드시 잡아 없애고 말 것이다.

직분을 넘어선 데서 앙화를 받은 것이 아닌가...

 

= 하나의 실례를 들기로 하자 =

어느 한 사람이 요행이 출세하여 벼슬이 一品에 오르자, 일마다 간섭하려 들었다. 직책의 범위를 벗어나 곧잘 상소를 올려 삼공육경을 비롯하여 각급 벼슬아치들의 인신 공격을 일삼고, 걸핏하면 조정에는 온전한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임금에게 항거하며 굳이 다투기를 대간보다 더 하였다. 이 예를 들어 서거정은 웃므며 다음의 설명을 곁들였다.

"그 사람은 어질기도 하고, 재주도 있고, 글도 한다고 보겠다. 그러나 제 직책을 넘어서 일을 따지기를 좋아하니, 아무래도 닭이 밤에 울다가 주인에게 잡아 먹히는 일이 있을까 두렵구나"

                                                                                                                                        <동문선>에 수록된 서거정의 '수직'

                                                                                                                                  *서거정 : 조선조 초기의 문신이요 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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